인간은 호르몬의 노예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우리의 몸과 마음은 호르몬의 지배를 받는다고 합니다. 우리 몸의 수백 가지의 호르몬들은 평소 저장된 상태로 몸에 존재했다가 몸에서 필요로 할 때 혈중으로 공급되어 혈류를 타고 우리 몸을 돌아다니면서 신체가 제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우리 몸의 호르몬은 몸에서 필요한 만큼 적정량이 분비되는데, 하지만 이 균형이 깨지면서 특정 호르몬이 과하거나 부족한 상태가 지속되면서 각종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 몸에 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되어도 문제이지만 적게 분비되어도 문제가 되는 호르몬입니다.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은 대표적인 여성호르몬입니다. 에스트로겐(Estrogen)은 여성의 2차 성징 발현, 월경주기 형성, 자궁내막 증식 등의 역할을, 프로게스테론(Progesterone)은 임신 유지 등의 역할을 합니다.
50세 전후가 되면 난소가 노화하면서 에스트로겐의 분비량이 현저히 감소해 폐경에 이르게 됩니다. 이때 얼굴 화끈거림, 가슴 두근거림, 불면, 우울 등의 폐경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에스트로겐이 부족하면 골 손실이 빨라지므로 골다공증 발생 위험이 높아집니다. 또한, 심뇌혈관질환이나 치매 같은 질병의 발생 위험도 증가한다고 합니다. 반대로, 에스트로겐이 과해도 문제가 되는데, 생리통이나 자궁근종, 자궁내막염, 유방암 등의 부인과 질병 위험이 증가한다고 합니다.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
테스토스테론은 대표적인 남성호르몬입니다.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은 단백질을 근육 세포로 이동시키고, 정자 생산량을 증가시키는 등의 역할을 합니다.
남성과 여성과 마찬가지로 나이가 들수록 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감소하면서 갱년기를 겪습니다. 테스로스테론 수치가 떨어지면 신체 쇠약, 근육량감소, 의욕 감퇴, 불면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또한 당뇨병과 치매 위험을 높이는 원인이 됩니다.
비만 남성은 테스토스테론이 감소하는 반면, 비만 여성은 테스토스테론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성에서 테스토스테론이 과도하게 많아지면 다모증이나 무월경, 탈모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대사조절 호르몬 "갑상샘 호르몬"
갑상샘 호르몬은 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갑상샘 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되는 질병을 "갑상샘 기능 항진증", 부족하게 분비되는 질병을"갑상샘 기능 저하증"이라고 합니다.
갑상샘 호르몬이 과다 분비될 경우 신진대사가 지나치게 촉진되게 됩니다. 따라서, 갑상샘 기능 항진증이 발생하면 가슴 두근거림, 과도한 발한, 손 떨림,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반면, 갑상샘 호르몬이 부족해지면 신진대사가 매우 느려집니다. 갑상샘 기능 저하증이 발생하면 남들에 비해 추위를 많이 타고 입맛은 없는데 체중이 늘어나는 증상이 일어납니다.
혈당조절 호르몬 "인슐린"
인슐린은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으로, 포도당을 세포에 에너지 연료로 넣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인슐린은 당뇨병 호르몬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과도한 탄수화물이 섭취로 혈당이 급격히 상승하면, 이를 낮추기 위해 췌장에서 인슐린이 다량 분비됩니다. 그러면 다시 혈당이 급격히 떨어지는데, 이러한 혈당 스파이크가 반복되면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게 됩니다. 인슐린 저항성으로 인해 인슐린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혈중 포도당의 높아지는 고혈당이 지속되는데 이것이 당뇨병이 전조 증상일 수 있습니다.
성장호르몬
성장호르몬은 흔히 청소년기까지만 나온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성장이 멈춘 성인에서도 성장호르몬이 분비됩니다. 당연히 청소년기에 가장 많이 양이 분비되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분비량이 줄어들다가 60대 이상의 대부분은 성장호르몬 결핍상태가 됩니다.
성장호르몬 분비는 여러 요소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기본적으로 성장호르몬 방출호르몬과 성장호르몬억제인자에 의해 분비가 조절됩니다. 여기에 수술, 패혈증, 고강도 스트레스, 금식, 성호르몬, 영양결핍, 약물, 조절되지 않는 당뇨, 고단백 식이와 같이 성장호르몬 분비를 자극하는 환경이 가해진면, 분비량이 늘 수 있습니다.
성장호르몬이 과하게 너무 분비되면 말단비대증과 거인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말단비대증은 성장판이 닫힌 사춘기 이후에 성장호르몬이 과잉돼 신체 말단 부위가 굵어지는 질환입니다. 거인증은 사춘기 이전에 뼈의 끝 부분이 닫히기 전에 성장호르몬 분비가 과잉돼 비정상적으로 키가 커지는 질환입니다. 사춘기 이후에도 거인증이 지속될 경우에는 말단비대증이 동반돼 나타나게 됩니다.
말단비대증이나 거인증 모두 키만 커지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근육, 내장기관, 혀 등 신체 모든 기관이 같이 커지게 됩니다. 따라서 두 질환 모두 치료해야 합니다. 치료하지 않고 성장로르몬이 과잉 분비되는 것을 방치한다면, 심장 비대로 인한 심부전, 당뇨, 고혈압, 종양 등이 발생하고, 심뇌혈관계 합병증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커지게 됩니다.
반대로 소아에서 성장호르몬 결핍이 발생하면, 정상으로 성장한 사람 키의 50~60% 정도에서 성장이 멈추고, 또한 사춘기가 늦게 찾아올 수 있습니다. 이때는 성장호르몬 주사를 투여하여 치료합니다. 소아의 성장호르몬 결핍의 원인이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인에게서도 성장호르몬 결핍이 발생하는데, 성인의 결핍은 주로 뇌화수체 선종에 의해 발생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체지방이 많아지고 불안과 우울증, 피로, 성 기능 감소, 근육 및 골밀도 감소, 혈중 콜레스테롤 변화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성장호르몬이 건강한 근육, 골밀도 등에 관여하기 때문인데, 성인에게도 성장호르몬 주사를 투여해 치료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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