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식사 대용으로 가볍게 1끼 해결할 수 있는 라면, 한국인의 1인당 연간 라면 섭취량은 73.7개로 세계적으로도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한국 성인 10명 중 6명이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먹는 셈이니 라면은 한국인이 소울푸드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국인의 라면 사랑 때문인지,라며 업체들의 경쟁도 정말 치열하다고 합니다. 하루가 다르게 새 제품이 출시되고 또 사라지는 라면업계에서 잘못된 선택으로 소비자에 외면받았던 라면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한 번의 실수로 민심 잃은 라면"
왕뚜껑
국내 대표적인 라면 브랜드 팔도에서 1990년 처음으로 출시한 왕뚜껑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큼지막한 용기와 플라스틱 뚜껑으로 기존 라면과 차별화를 뒀습니다. 물을 붓고 기다릴 때 용기를 덮어두는 기본 용도 외에도 밥이나 김치, 다른 반찬을 담거나 면을 식히기 위해 일종의 앞접시 용도로 사용할 수 있었던 뚜껑 덕분에 경쟁이 치열한 국내 라면 시장에서 왕뚜껑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팔도의 스테디셀러로 선전하였습니다.
그러나 2012년부터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기 시작합니다. 제품 리뉴얼 과정에서 원가 절감 차원으로 왕뚜껑의 정체성인 플라스틱 뚜껑을 제거한 것이 발단이 되었습니다. 제품명에도 뚜껑이라는 단어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고 출시 당시부터 플라스틱 뚜껑을 활용하여 마케팅을 해왔던 터라 제품 출시 20년이 지나 돌연 뚜껑을 없애버린 팔도의 행보에 소비자들이 외면하기 시작했습니다.
대체 누구를 위한 리뉴얼인지 모를 뚜껑 제거에 뿔난 소비들의 민심은 곧 매출 감소로 증명됐고 이 시기부터 왕뚜껑은 마치 브랜드가 없어진 것과 다름없는 암흑기를 겪습니다. 결국 매출 감소와 왕뚜껑의 뚜껑을 다시 씌워 달라는 빗발치는 소비자의 요구에 리뉴얼 1년 만에 2013년 팔도는 뚜껑을 착한 왕뚜껑을 다시 선보였습니다.
소비자들의 반감을 산 리뉴얼을 투명 뚜껑에서 불투명 뚜껑으로 교체하고 면과 김치를 덜어 먹을 수 있는 공간을 구분하는 세심함까지 보였습니다. 뚜껑이 다시 돌아오자 매출도 다시 회복하는 듯 보였지만, 리뉴얼 전 만은 못하다는 평입니다. 매출 순위 상위권에서 그럭저럭 평타 수준의 라면이 된 것입니다.
2017년 왕뚜껑 17억 개 판매 기념 이벤트로 뚜껑 안에 문구를 삽입하였는데 " 돼지냐? 먹는 것도 예쁘게?, 여친없겠네? 빡세게 공부하느라" 등 마케팅을 선보였지만 소비자들의 거센 비난을 받으면서 대량 리콜 사태하는 사건도 있었습니다. 라면 시장 전체가 2013년 시장 규모 2조 원을 돌파한 후 몇 년 간 잠시 정체기에 접어들었다고는 하지만, 타 브랜드들의 라면 매출액이 감소율이 한 자릿수 인대 비해 팔도는 주 자릿수를 기록했던 것을 보면, 잃어버린 민심을 회복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줍니다.
삼양라면
2019년 기준 생산 56년이 된 삼양식품의 삼양라면은 탄탄한 인지도를 바탕으로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대중적인 인기를 누려왔습니다. 특히 햄 맛이 나는 국물 맛으로 떡국 떡이나 만두 등 추가 재료를 넣을 때 맛이 배가되는 특징으로 유명합니다. 면을 공업용 쇠기름으로 튀겼다는 "우지파동" 이 촉발되면서 추락하는 듯했지만 1994년부터 신라면을 꺾고 1위를 환하겠다는 다짐으로 기존 쇠고기 맛 베이스에서 햄 맛을 가미한 형태로 생산을 재개하여 2009년 기준 라면 판매량 2위를 재탈환하며 안정화에 들어는 하였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파동인 " 햄 맛 파동" 이 일어났는데, 더 많은 소비자들을 사로잡기에는 햄 맛에 호불호가 강하다고 판단하여 삼양라면 측은 언제부턴가 햄 맛을 수프에서 없애버립니다. 왕뚜껑의 뚜껑처럼 삼양라면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햄 맛이 사라진 것에 논란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2015년 예능 "수요미식회" 라면 특집에 삼양라면 관계자가 출연하여 " 원래 삼양라면은 부대찌개를 모티브로 제작한 라면이지만, 마니아층은 형성할 수 있어도 일반인들은 햄 맛을 싫어했다." 결국 연구팀과 상의 끝에 햄 맛을 뺐다고 인정하였습니다.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잘못된 판단이었습니다. 정확한 시장 조사 없이 관계자 자체 판단으로 햄 맛을 빼버린 뒤 다른 대안 재료도 추가하지 않은 삼양라면은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기 시작했고, 결국 1위 농심과의 격차를 더 벌어지게 됩니다. 이후 삼양 측에서는 햄 맛의 중요성을 다시 깨닫고 2016년 3월 18일 생산부터 건더기 수프에 햄을 다시 추가했습니다 이때부터 포장지와 조리 예 사진에 햄을 그려놓고, 광고 문구에도 햄 맛이 돌아왔다는 걸 강조하였습니다. 그러나 2000년대 초반 햄 맛을 빼버린 뒤 2010년 중반이 되어서야 원래 맛으로 복귀한 셈이나 15년이라는 시간 동안은 소비자들의 다시 불러 모이기엔 긴 시간이었습니다.
삼양라면의 저조로 삼양 역시 매출이 감소하며 팔도에게 라면 브랜드 3위 자리를 내어주고 현재 4위로 밀려났습니다. 하지만 삼양 자체는 불닭볶음면으로 재기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긴 시간 동안 삼양의 대표 라면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던 삼양라면의 자리를 불닭볶음면이 대신하고 있습니다
신라면
1986년 농심에서 처음 선보인 신라면은 자극적이게 매운맛으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저격, 80년대 후반 시작된 매운맛 열풍과 맞물려 대 히트를 치며 2018년까지 줄곧 판매량 1등을 유지, 왕의 자리를 내놓지 않았습니다.
농심 측에 따르면 2011년까지 신라면의 누적 판매량은 총 210억 봉지로 한국 라면 시장에서 단일 품목으로 약 25% 정도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라면 하면 신라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나 농심의 자랑인 신라면의 명성도 이제는 다 지나간 명성이 되었습니다.
2016년 신라면의 점유율도 20% 미만으로 떨어지고 덩달아 농심도 라면 시장 점유율도 꾸준히 하락세에 놓였습니다. 2000년대 후반부터 맛의 변화를 직감한 소비자들 사이에서 " 신라면 맛이 예전 같지 않다"라는 반응이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고, 2010년대 들어서는 맛 없어진 라면으로 검색하면 신라면이 가장 먼저 등장하는 쇠퇴기를 맞습니다.
수요미식회 라면 특집에 출연한 농심 관계자는 신라면 맛의 변화는 "소비자들의 반감을 유발하는 MSG를 뺏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다른 업체에서도 MSG 첨가하지 않는 것을 고려해 볼 때 신라면 맛의 저하가 MSG 무첨가에만 있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MSG를 빼는 것보다 더 잘못된 선택은 농심에 원가 절감에 있습니다.
출시 당시만 해도 일반 가격의 2배 이상을 호가하는 고급 라면이었던 신라면은 국민적인 인기에 보급형 라면으로 탈바꿈하면서 가격 인상에 소비자들의 눈을 보게 됩니다. 결국 원가절감을 통해 수익성 증대를 도모했지만, 라면에서 원가 절감을 할 수 있는 건 분말수프와 건더기 수프 유일하기에 건더기 수프에서 표고버섯이 사라지고 분말수프에서는 베이스인 대두 단백과 효모 베이스까지 그 양을 대폭 줄이다 보니 신라면의 고유 이미지라고 할 수 있는 매운맛이 현저히 줄고 일각에서는 소금물 라면이라는 악평까지 쏟아졌습니다.
신라면의 저급화로 농심 전체의 매출도 저하되고 원가절감보다 맛 회복이 시급하다고 판단한 농심은 2018년 하반기부터 다시 신라면의 수프와 건더기 퀄리티 항상에 힘쓰며 맛도 상당 부분 회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진라면 매운맛에게 1위 자리를 바짝 추격당하고 있습니다. 2019년 진라면에 미세하게 앞서고 있기는 하나, 하지만 진라면보다 신라면이 더 비싸기 때문이고 실제 판매량 부분에서는 거의 동일하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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